Doug Lea 의 Fork/Join 관련 인터뷰 동영상

http://www.infoq.com/interviews/doug-lea-fork-join

 자바는 요즘 유행하는 스크립트 언어들처럼 언어 자체가 가진 간결한 맛은 없을지 몰라도 라이브러리 중에는 정말 잘 만든 걸작들이 많습니다. 그 중에 단연 으뜸은 doug lea 가 만든 util.concurrent 패키지 라이브러리입니다. 코드를 보고 있자면 어디 하나 흠잡을 때 없습니다. 성능이나 안정성도 뛰어날 뿐더러 인터페이스 디자인도 완벽에 가깝습니다. C++에 STL이 있다면 JAVA에는 concurrent 패키지가 있다고 말할 만 합니다.

 JDK 7 에 이 분의 새로운 concurrent 라이브러리가 추가됩니다. fork/join 라이브러리가 바로 그것인데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local mode map-reduce framework 입니다. 위 동영상은 바로 이 fork/join 라이브러리에 대한 간략한 소개 인터뷰입니다. 인터뷰에도 나오지만 doug lea는 이 라이브러리의 첫번째 버전을 1998년에 만들었습니다(당시 출간된 그의 책 Concurrent Programming in Java 에도 이 Fork/Join 에 대한 소개가 나옵니다). 그러나 완벽에 가까운 검증 및 개선을 통해 실제 JDK에 적용하는데는 10년이 넘게 걸린 것입니다. 그야말로 진정한 프로그래밍계의 장인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by silverbird | 2010/02/06 19:55 | 프로그래밍 | 트랙백 | 덧글(0)

토요타, 애플, 삼성

토요타의 몰락과 아이폰 대 옴니아2
 
 대규모 리콜 조치로 이슈가 되고 있는 토요타 사태(품질문제)와 아이폰/옴니아 이야기(기술 혁신 혹은 창의성 문제)가 무슨 상관인지도 모르겠고, 토요타의 문제가 고객의 의견 및 모니터링을 무시한 결과라는 건 누구의 분석인지도 궁금하며, 소비자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 결과 나온 제품이 아이폰이란 주장의 근거는 무엇인지 모르겠다. 
 대체 아이폰 나오기 전에 이런 제품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한 사람들이 있었고 그래서 애플이 그런 의견을 수렴해서 아이폰을 만들었느냔 말이지...오히려 '잡스 횽아 이번엔 무슨 기적을 보여주실 겁니까?' 이러면서 손가락 빨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대부분 아니었나? 애플은 소비자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회사가 아니라 그냥 스티브 잡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을 선도하는 회사다. 
 오히려 내가 보기엔 토요타의 현 상황을 반면교사 삼아야 할 곳은 애플인 것 같다. 언제나 (애플은 제품으로 토요타는 프로세스로) 혁신적인 모습을 보여줬고 그래서 너도 나도 앞다퉈 이들의 성공 사례를 분석했으며 매년 엄청난 성장을 하며 승승장구하다가 한순간 삐끗하는 바람에 위기에 빠진 것이 토요타이기 때문이다(게다가 애플도 품질 문제에 있어 그리 자유롭진 못한 듯 싶다).
 게다가 삼성은 이미 충분히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을 거다. 그런데 왜 그 모양이냐고? 노력한다고 쉽게 애플처럼 될 거면 너도 나도 애플처럼 되었지 않겠나?
 삼성도 나름 대한민국에서 똑똑하다 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어린애 타이르듯 저런 식의 어설픈 비판은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다.  

by silverbird | 2010/02/02 19:37 | 단상 | 트랙백 | 덧글(0)

느즈막히 세운 올해 목표 - 내 자신의 명제, 역, 이, 대우

브랜드의 명제, 역, 이, 대우

 제가 예전에 자주 가던 블로그 중에 헌트 블로그라는 곳이 있습니다. 프레인이라는 PR 회사의 CEO인 여준영씨의 블로그인데 글을 참 잘 씁니다. 공감가는 글도 많구요. 위 링크는 예전에 본 글인데 이 글을 보며 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 gimmesilver는 XXX 이다.
  • XXX는 gimmesilver이다.
  • gimmesilver가 아니면 XXX가 아니다.
  • XXX가 아니면 gimmesilver가 아니다.
 저 명제들에 들어갈 수 있는 XXX는 무엇일까요? 저런 명제가 성립하려면 가령 이런 게 가능해야 겠죠.
  • C++하면 당연 gimmesilver 지...
  • 이번 프로젝트에 쓰는 프레임워크가 뭐라고? 아 그거면 당연 gimmesilver 데리고 와야 겠네...
  • 뭐 gimmesilver 가 이 일에서 손 뗐다고? 안돼 그럼 나도 그만 할래...
 어때요 생각만해도 멋지겠죠? 하지만 지금까지 34년을 살아오면서 저런 식으로 나를 정의할 만한 XXX가 있었는지 곰곰히 생각해보면 딱히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올해 제 목표는 '위 명제들에 들어갈 만한 XXX를 찾자.' 입니다. 무엇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사실 그런 걸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구요). 위의 예처럼 업무적인 능력과 관련된 것일 수도 있고 혹은 전혀 엉뚱한 무언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심지어 저런 정체성을 갖기 위해선 짧게는 몇 년 혹은 몇 십년이 걸릴 수도 있을 겁니다. 다만 적어도 올해를 저 XXX를 찾기 위한 시발점으로 삼고자 합니다. 그리고 그런 것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by silverbird | 2010/01/31 22:16 | 단상 | 트랙백 | 덧글(0)

2009년 돌아보기

 매년 그 한 해를 돌아보면서 느끼는 거지만 항상 그 해가 지금까지 중에서 가장 빨리 지나가는 한 해였다는 생각을 합니다. 예전에 우스개 소리로 '군대 있을 때 시간 빨리 가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말아라. 그 기도는 제대하고 나서야 이뤄지더라.' 라고 말하곤 했던 기억이 나네요. 어쨌거나 올 한 해도 참 빨리 그리고 정신없이 지나간 것 같습니다.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그간 마음에 두고 계속 힘들어 하던 것들을 정리하기도 했고 업무적으로도 괜찮은 성과가 있었던 의미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네요. 

 다만 그간 글을 쓰는 것에 너무 소홀했던 것이 다소 아쉽습니다. 그래서 그간의 게으름을 약간이나마 만회하기 위해서 지난 한 해 의미있었던 것들을 두서 없이 적어보려고 합니다.

 정확히 세보진 않았지만 올 한 해 약 50권 정도의 책을 읽은 것 같습니다. 그 중 업무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책이 한 7~8권 정도 되는 것 같네요. 올 해 팀에서 진행한 프로젝트 대부분이 분산 시스템 관련 기술이 필요한 것들이라 병렬/분산 프로그래밍 관련 공부를 많이 했구요. 근데 적어도 몇 년은 더 깊이 공부해야 감을 잡을 수 있겠더군요.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겠지만 나이가 들고 경력이 쌓일 수록 참 공부할게 점점 많아져요...

 올 해 읽은 책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책을 꼽자면 두 권을 고를 수 있겠습니다. 하나는 '부의 기원' 이라는 경제 서적이고 또 하나는 '당신 인생의 이야기'라는 소설입니다. 

 
 '부의 기원'은 분량도 꽤 되고 제가 평소 관심 갖던 분야의 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참 재밌게 읽었습니다. 저같은 문외한을 위해 경제학의 역사를 쭉 정리하는 친절함과 더불어 최근 거의 학문적 트랜드라고도 할 수 있는 진화 이론을 접목한 최신 경제 이론을 소개하는 신선함까지 한마디로 흠잡을데 없는 책입니다. 

 
 
  올 한 해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제가 읽은 SF 소설 중 하나만 꼽으라면 주저없이 이 책을 꼽을 수 있을 정도로 탁월한 소설(정확히는 소설집)입니다. 어느 작가에게서도 찾아보기 힘든 독창적인 상상력, 과학적 전문성 및 깊이 거기에 당연히 소설이라면 가지고 있어야 할 재미까지 정말 너무 완벽한 SF 소설들이 아닌가 싶네요. 

 새로운 취미가 생겼습니다. 바로 등산...예전엔 '등산' 하면 그저 아저씨/아줌마들이 건강 챙기려고 하는 저렴한 취미생활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나름 매력이 있더군요. '매니아' 라고 자처할 만큼 자주 다니고 푹 빠진 건 아니지만 그래도 덕분에 등산 용품 제법 질렀습니다.

 요즘 하는 업무가 온라인 게임과 관련된 일입니다. 온라인 게임이라고는 그 유명한 포트리스나 카트 라이더 조차도 해본 적이 없었는데 게임 컨텐츠를 충분히 이해하지 않고서는 일을 하기 힘든 상황이라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나름 재미가 있더라구요. ^^ 게다가 게임 내 뿐만이 아니라 게임 관련 인터넷 사이트나 게시판 글들을 접하면서 각 게임 하나 하나가 각자의 문화나 사회를 형성하고 있는 것을 접하면서 정말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예전에는 '게임 아이템을 사고 팔고 하더라' 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미친거 아냐?' 정도의 반응밖에 안 나왔는데 실제 아이템 거래를 접해보니 내용만 다르다 뿐이지 우리가 평소에 하는 부동산, 주식 등의 거래와 거의 다를 바 없더군요. 그 규모도 그렇고 돈이 흘러가는 패턴도 그렇고 생각보다 너무 정교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충격적이었습니다.
 게다가 게임 자체가 가진 컨텐츠를 즐기는 것을 넘어서 게임 세계 내에서 다양한 놀이를 자신들이 만들어 노는 모습도 신기했습니다. 이것은 얼마 전 제가 본 게임 플레이 동영상입니다. 

 원래 게임을 많이 즐기시던 분들은 별거 아니라 느낄 수 있겠지만 저는 이런 것들이 참 신기하더군요. 어쨌든 게임 때문에 비록 블로깅에 소홀했지만 덕분에 다른 좋은 경험을 한 것 같습니다.

 암튼 2010년에도 좋은 책, 좋은 취미, 좋은 경험 많이 할 수 있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도 새해 많이 일들을 경험할 수 있는 다채로운 한 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by silverbird | 2009/12/31 16:08 | 단상 | 트랙백 | 덧글(2)

아바타, 우석훈, 앱스토어

 - 여기 저기 아바타 칭송이 자자하다. 나도 저번 주말에 봤는데 나는 암만 봐도 그저 '늑대와 춤을'의 외계인 버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싶던데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당혹스럽다. CG로 따지면 뭐 예전에 반지의 제왕도 대단했었고 70년 대에 스타워즈 나왔을 때도 그 당시 사람들이 보기엔 충격적이었을 터, 따라서 몇 년 지나면 또다시 이 보다 훌륭한 그래픽으로 떡칠한 영화들 잔뜩 나올테고... 결론적으로 내가 보기엔 그냥 그렇고 그런 수많은 헐리우드 블록 버스터 중 하나...

 - 말하는(혹은 글쓰는) 사람의 의중이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받아들이는 사람이 오해하고 잘못 받아들이기 쉬운(그래서 논란거리가 되는) 소재가 몇 개 있다. 예컨대 서양에서는 '우생학' 이 그렇고 우리 나라에서는 '섹스'가 그렇다. 우석훈님이 주장하고자 하는 바는 알겠는데 그래도 어쨌건 너무 어설펐으니 욕먹는 건 당연지사

 - 이 기사를 보자마자 '빨리 아이폰 프로그래밍 공부해서 학원이나 차릴까?' 하는 생각을 약 10초간 했음

by silverbird | 2009/12/22 16:22 | 단상 | 트랙백 | 덧글(0)

자바에도 포인터는 있다

 요즘은 프로그래밍 관련 게시판을 거의 가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예전에만 해도 '자바는 포인터가 없어서 안전해요~' 뭐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었다. 물론 이건 '하스켈은 퀵소트 두 줄이면 짤 수 있어요~' 만큼이나 구라다. 지칭하는 용어만 바뀌었지 개념은 마찬가지다. 
 이에 대해 잘 설명된 개념글 하나 http://javadude.com/articles/passbyvalue.htm?repost 

by silverbird | 2009/12/09 21:01 | 프로그래밍 | 트랙백 | 덧글(2)

김태균과 Don Dodge

1. 김태균 "일본찍고 ML가겠다" - 야구선수 김태균이 일본에 진출한다는 뉴스를 봤다. 그런데 뉴스 제목이 가관이다. 일본찍고 ML 간다니... WBC를 두 번이나 제패한 일본은 졸지에 마이너 리그 쯤이 되어 버렸다. 기자의 전형적인 낚시짓일런지도 모르겠지만 만에 하나라도 정말 김태균이 저런 뉘앙스의 인터뷰를 했다면 대략 난감이다. '니덜은 그저 잠시 스쳐가는 인연일 뿐이여...'라는 생각으로 휘두르는 방망이로 홈런을 수십 번 친들 그게 팬들의 사랑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 게다가 설령 김태균이 정말 저런 말을 한 게 아니고 단지 기자의 낚시라 하더라도 김태균이 입단한다는 자바 롯데의 팬들이 이 소식을 들으면 퍽이나 좋아하겠다. 

2. Thanks Microsoft, Hello Google - MS에서 짤린 Don Dodge 라는 사람이 Google에 들어갔다고 블로그에 글을 올렸다. 짤린게 어지간히 억울했나보다. MS에서 만든 아웃룩, 오피스, IE 등등은 아주 쉣이고 구글에서 만든 지메일, 크롬, 안드로이드 등은 킹왕짱이란다. 이 사람이 누군지는 잘 모르겠지만 1,2년도 아니고 거의 5년 가까이 근무했던 회사를 이런 식으로 까고 새로 들어가는 회사 X구멍 빠는 글을 이렇게 장황하게 쓰는 것은 무척 인제스러워 보인다. 앞으로 몇 년 후 만약 이 사람이 구글에서 짤려서 다른 회사에 가게 된다면 그 때는 또 뭐라 할런지...

by silverbird | 2009/11/17 21:59 | 단상 | 트랙백 | 덧글(0)

무제

어쩌다 보니 몇 개월동안 블로그를 방치해두고 있었습니다.
그 동안 좀 바빴던 이유도 있지만 좀 더 근원을 따지자면 쓸게 별로 없더군요. 뭔가 프로그래밍에 대한 내용을 써볼까 싶으면 이미 남들이 잘 정리해 놓은 내용들이 많아 굳이 나까지 끄적일 필요가 없을 것 같고 그냥 가끔 떠오르는 단상을 정리해 볼까 하면 일에 정신이 팔려 글로 생각을 정리할 여유가 없고 뭐 그랬습니다.
근데 그러다보니 너무 글을 안쓰게 돼서 점점 머리가 굳는 것 같습니다. 하다못해 독후감이라도 써야 할 듯 싶습니다. 날도 추워지니 주말이면 밖에 나다니지 말고 집에 진득하니 앉아 블로그에 글이나 조금씩 써봐야 겠습니다.

by silverbird | 2009/11/12 20:25 | 기타등등 | 트랙백 | 덧글(2)

國 K1


...

by silverbird | 2009/07/28 12:30 | 단상 | 트랙백 | 덧글(3)

사람을 먹으면 왜 안되는가?


<이미지 출처: 알라딘>

 철학은 생각하는 학문이다. 이 세상에 생각이 필요없는 학문이 어디 있겠냐만은 다른 것들이 생각을 수단으로 이용하는 반면 철학은 생각 자체를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다른 학문과 차이가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철학을 '메타 학문' 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철학은 철저한 암기 과목이었다. 심지어 과목명도 '도덕' 혹은 '국민윤리' 였지만 물론 전혀 도덕적이지 못한 선생 밑에서 절대 윤리적인 방식이라 볼 수 없는 방법으로 배워야 했다. 
 그러다 보니 정작 철학은 온데간데 없이 단지 흄이니 키에르케고르니 보드리야르니 하는 발음하기도 힘든 철학자 이름을 달달 외워야 했고 성선설을 주장한게 맹자인지 순자인지 헷갈려 시험 때마다 연필을 굴려야 했으며 왜 에피쿠로스 학파는 에피쿠로스가 창시했는데 스토아 학파는 스토아가 창시하지 않았는지 중간 고사 채점 때마다 분을 삼켜야 했다. 

 요는 이렇다. 철학은 위에서 말한 그런 철학자나 그들의 이론을 들먹여야만 철학이 아니다. 철학은 생각의 학문이고 따라서 모든 것에 의심을 갖고 질문을 던지는 것이 철학의 본질이다. 그런 면에서 사실 우리는 매일 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오늘도 수많은 블로거들이 다른 이들의 글에서 별 시덥잖아 보이는 사항 하나 하나에 댓글로 딴지를 걸고 있다. 그저 그냥 아무 생각없이 넘어가줘도 별 상관없을 것 같은 이야기에 '님 그건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인것 같네요...' 뭐 이렇게 이죽거리지 않는가? 그렇다! 철학은 쉽게 말하면 딴지를 학문적으로 승화한 것이다.

 이 책은 지금껏 많은 철학자들이 걸었던 유명한 딴지(이 책에서는 이것을 철학 퍼즐이라고 점잖게 표현하지만)들 중 일부를 소개한 책이다. 일단 구성이 독특하다. 어린 시절 즐겨 읽었던 스토리형 퍼즐책('A를 선택했다면 53 페이지, B를 선택했다면 72 페이지로 가시오' 라는 식의 지문이 달린 책) 과 유사한 방식을 취했다. 그래서 윤리, 논리, 형이상학 등의 다양한 주제를 연관된 챕터 별로 쫓아가며 읽는 재미가 있다.
 내용 면에서는 헌혈이나 장기 기증, 태반크림 등과 굶주림을 면하기 위한 식인 행위의 차이는 무엇인지, 1년 동안 호위호식하던 칠면조가 그 동안의 경험을 통해 크리스마스 이브날에도 주인이 주는 먹이를 기대했다가 먹음직스러운 구이로 재탄생하는 반전 동화에 나오는 귀납 추리의 오류라든지, 내가 보는 빨간색과 남이 보는 빨간색이 정말 같은 색깔이라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 것인지, 시간은 정말 흘러가는 것인지 등등의 많은 철학적 질문들을 예화와 함께 비교적 어렵지 않게 풀어나간다. 

 사실 이런 책 하나 읽는다고 사람이 철학적이 되는 것은 아닐게다. 아니 '철학적' 이라는 말도 좀 우습다. 다만 2시간 정도 읽고 나면 그만인 그저 그런 책들 보단 좀 더 긴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책임에는 분명하다. 게다가 가끔은 이런 책을 통해서 딴지의 내공을 쌓아놔야 극장에서 '대한 뉘우스'를 보며 낄낄거리는 단무지는 안되지 않겠나 싶다. 요컨데 똥인지 된장인지는 구별하고 쌈싸먹는 인간이 되자는 말이다.

 p.s. 책의 뒷 표지에 이 책을 읽고 나면 '저녁 식탁 위에 활기찬 논쟁이 불꽃처럼 피어날 것이다.' 라는 추천사가 있던데 글쎄... 저녁 식탁에서 '사람을 먹으면 왜 안되는가?' 에 대해서 토론 했다가는 앞으로 고기 반찬 볼 일이 별로 없을 듯 싶다.

by silverbird | 2009/06/28 21:35 | 내가 읽은 책들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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