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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에 대해서 아시나요? 기타등등

 IT 관련 자료 특히 프로그래밍 관련 자료에 나오는 샘플 코드를 보다보면 42라는 값을 유난히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int x = 42; 혹은 int foo() { return 42; } 등과 같은 코드가 자주 등장하죠... 심지어 MFC나 자바 라이브러리를 잘 살펴보면 디폴트 값으로 42를 사용한 코드들이 가끔 눈에 띄곤 합니다. 물론 이 42는 코드상에서 아무 의미없는 임의의 값을 나타냅니다. 그런데 왜 하필 42일까요? 혹시 그 이유를 아십니까? 이건 단지 우연일까요? 아니면 어떤 초자연적인 현상일까요? 그것도 아니면 역시 이 세상은 매트릭스...?

 42라는 숫자는 더글러스 애덤스의 소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에 나옵니다. 

<이미지출처: 알라딘>

 이 소설에 의하면 42는 삶과 우주 그리고 이 세상 모든 것에 대한 해답입니다...덧붙이자면 한 외계 문명이 우주에서 가장 우수한 성능을 가진 컴퓨터를 만들어서 삶과 우주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한 답을 구하도록 했는데 수 백만년 간의 계산 끝에 컴퓨터가 구한 답이 바로 '42' 랍니다. 참 의미심장한 숫자죠? ^^
 이 소설은 대중적으로도 무척 인기를 끌었기도 했지만 다소 geek 스러운 유머 때문인지 몰라도 특히 IT나 과학계에 종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열렬한 추종을 받고 있습니다. 작가인 애덤스 자신도 과학이나 공학쪽에 많은 관심과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으며 많은 관련 인사들과 친한 관계를 유지했습니다(제가 존경하는 리차드 도킨스 역시 애덤스와 친한 사이였다는군요). 때문인지 몰라도 이 소설에 나오는 갖가지 상상력들이 '그럴듯하게 허무맹랑'합니다. 어쨌든 이런 이유로 IT 논문이나 자료를 보면 임의의 정수 값을 사용할 때 42 라는 숫자를 많이 사용합니다. 반대로 말하면 42를 사용한다는 것은 '나 그 소설 읽었고 좀 geek스런 놈이야~' 란 뜻이 되겠죠...^^
 
 이 책외에도 geek 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는 소설이 있는데 루이스 캐롤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 나라의 앨리스'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미지출처: 알라딘>

 우리 나라에서는 이 책이 단지 애들이나 읽는 동화 정도로 취급되고 있지만(뭐 동화 맞긴 합니다...) 서양에서는 고전으로 추앙받고 있으며 문화적으로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죠. 특히 수학자나 논리학자, 프로그래머들이 이 책을 좋아한답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제가 어린 시절 읽은 '아이들을 위한 논리학' 따위의 책에서는 '험프티 덤프티'나 '트위들덤과 트위들디' 형제가 나타나서 퀴즈를 내곤 했었죠...
 사실 앨리스 시리즈는 비 영어권에서는 그 맛을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 전 그 사실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주석판(위에 있는 책입니다.)을 읽고 알게되었는데 동음 이의어를 이용해서 모순되거나 중의적인 문장을 만들거나 혹은 등장인물들이 비슷한 발음의 다른 단어로 오해해서 엉뚱한 답변을 하는 식의 대사가 많기 때문에 번역판으로는 전혀 재미를 느낄 수 없습니다. 물론 영어판을 읽는다고 해도 영어권 문화(특히 19세기 영국 문화)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면 역시 쉽지 않은 책입니다.

 어쨌든 '은하수...'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책은 한 번쯤은 읽을 가치가 있습니다. 책 자체도 재미있지만(특히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는 정말 재미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들을 읽지 않으면 이해하기 힘든 일종의 '코드 문화'가 많이 있기 때문이죠. '붉은 여왕'이나 '빨간약/파란약', '험프티 덤프티'등과 같은 메타포는 루이스 캐롤의 책을 읽지 않고서는 이해하기 힘듭니다. 위에서 말한 42 역시 '은하수를...'을 읽지 않았다면 그냥 넘어가기 쉬운 위트입니다.

 그 외에도 이런 비슷한 geek 문화가 많습니다...스타워즈 시리즈의 광팬이 아니라면 'May the OOP be with you' 따위의 문장에 미소를 머금기는 쉽지 않겠죠? 몬티 파이썬의 팬이었다면 '스팸 메일'이라는 말을 처음 접했을 때 그 단어를 만든 사람의 기발함과 위트에 폭소했을 겁니다.

 물론 이런 geek스런 것들에 좋아라하는 모습을 보곤 '쯧쯔...역시 공돌이들...' 하며 혀를 차는 사람들도 있겠지만요...^^
 
 p.s. 그렇다면 더글러스 애덤스는 왜 삶과 우주, 그리고 이 세상의 모든 것들에 대한 해답을 42 라고 했을까요? 수많은 추측과 음모론이 난무합니다만 진짜 이유는 Why 42? 에 애덤스가 직접 답변한 내용이 나와 있답니다...(읽기 귀찮으신 분들을 위해 간단히 요약하자면...그냥 평범하고 적절히 작은 숫자중에서 문득 떠오른 숫자였다고 말하네요...)

 p.p.s.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지만 루이스 캐롤은 42라는 숫자를 좋아했다고 합니다. 그때문인지 모르지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는 42개의 삽화가 있으며 책 내용 중에 'Rule forty-two. All persons more than a mile high to leave the court(제 42조: 키가 1마일이 넘는 사람은 법정에서 떠날 것).' 이라는 말이 나오죠...역시 세상은 매트릭스...-_-


덧글

  • mooni 2008/02/05 18:36 # 삭제 답글

    뭐 그런 이유들도 있지만, 컴퓨터쪽에서 많이 쓰는 이유는 ascii 코드와의 유사성 때문이기도 합니다.
    42는 아스키 코드표에서 * (모든 것)으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

    http://www.powerindex.net/U_convt/ascii/ascii.htm
  • silverbird 2008/02/10 12:27 # 답글

    // mooni
    야아~ 그런 것도 있군요! ^^
  • 백승우 2008/02/14 01:48 # 답글

    재미있네요^^
  • 박진홍 2008/02/15 04:23 # 삭제 답글

    히치하이커..영화로 봤는데 영화를 보고 나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이 책으로 읽었으면 더 좋았을걸...
    영화도 나름 재미있는데 거기 나온 찐빵 같은 로보트가 나름 귀여움...
    그런데...책은....왜케 두꺼운 거야...
  • 짱구엄마 2008/04/02 14:20 # 삭제 답글

    geek도 아니고 공돌이도 아니지만 위의 글도 재밌구, 거기에 나오는 책들도 참 재밌게 읽었습니다~~~제가 재밌다고 하면 둘 중 하나입니다. 보편적으로 재밌거나, 막장이거나~ ㅋㅋ
  • silverbird 2008/04/09 17:26 # 답글

    //짱구엄마
    그대는 이미 막장 공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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