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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신입생을 위한 추천 도서 기타등등

2009 대학 새내기 추천도서
블로거가 고른 2009 새내기 추천도서

 추천 도서라는 것은 무엇보다 추천 받은 사람이 실제 읽어야 그 가치가 있는 법이다. 그런데 한국 간행물 윤리 위원회에서 추천한 목록은 아무리 봐도 평균 수준의 대학 신입생이 읽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그리고 특정 전공을 지칭한 것도 아니고 일반 대학 새내기를 대상으로 한다면 최소한 다양한 분야를 포괄적으로 다룰려는 노력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무엇보다 추천 목록을 아무리 봐도 그저 '에헴...이 정도는 읽어줘야 자고로 지성인이라 불릴만 하지...' 정도의 지적 허영심 외에는 추천 이유를 찾기 힘들다.

 각설하고 비판이 있었으면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 법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추판다님이 블로거들의 추천 목록을 만들어 보자는 제안을 했다. 내 깜냥에 모든 분야를 어우르는 추천 목록을 만들기는 불가능하지만 적어도 내가 지금껏 읽은 책 중에 대학 신입생이 읽기에 괜찮아 보이는 책들은 다음과 같다.

1. '플라톤 향연' - 조안 스파르, 문학동네


 비록 플라톤의 향연은 많은 번역본이 있지만, 중간 중간 내용에 어울리면서도 위트넘치는 삽화가 다른 책과는 다른 특별함을 준다. 그 나이 또래면 가장 관심있는 주제일 '사랑' 에 대해서 그리스 철학자들의 재기넘치는 사유를 엿볼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 '아, 철학적 사유를 이렇게 재밌게 할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2. 변경 - 렁청진, 더난 출판사


 이 책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현대판 사기 열전' 이라 할 수 있다. 비록 최근에 나온 책이기에 '사기 열전'만큼 높이 평가받지는 못하지만 내 생각엔 이 책이 '사기 열전'보다 더 낫다. 그 이유는 첫 째, 시대적 한계로 인해 '사기 열전'에서는 다루지 못하는 사마천 이후의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많이 다루고 있다(솔직히 '사기 열전' 이야기는 이미 다른 곳에서 지겹게 접해서 진부한 면이 없지 않아 있다). 둘 째, 보다 현대 상황에 맞게 인물들을 해석하고 있다. 셋 째, 주제별로 더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다.
 우리가 역사를 공부하는 것은 과거를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기 위함일 것이다. 역시 같은 이유로 과거 인물들의 살아온 방식에 관심을 갖는 것은 그들의 삶과 인성을 통해서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하는 처세를 익히기 위함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 어설프게나마 사회를 접하게 될 대학 신입생에게 이 책 만큼 적합한 추천 도서가 있을까?

3. 과학 철학 입문 - 루돌프 카르납, 서광사


 윤리 위원회 추천 목록 중에 토마스 쿤의 '과학 혁명의 구조'가 있더라. 물론 그 책이 훌륭한 책이라는 점엔 이견이 없지만 훌륭한 책이 반드시 초보자에게도 훌륭한 책은 아니다. '과학 혁명의 구조'는 내가 보기엔 전혀 대학 신입생에게 어울리는 책이 아닐 뿐더러 이 책의 번역본은 정말 최악의 번역을 자랑한다. '과학 철학'이란 용어 조차 생소할 이들에게 자칫 '역시 철학이란 말이 들어가면 어렵고 따분해' 라는 인식을 심어줄까 두렵다. 
 물론 카르납의 '과학철학입문'도 그다지 쉬운 책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그만큼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첫머리에서부터 과학에 대해 명쾌한 정의를 내리면서 시작하고 있는 이 책은, 단순히 과학을 암기 과목처럼 접했던 신입생들에게 이보다 더 적합한 과학 철학 소개서는 없다 할만하다. 게다가 요즘처럼 사이비가 판치고 출처가 의심스러운 정보가 들끓는 세상엔 이 책처럼 좋은 지침서가 될 만한 '과학철학서'를 읽을 필요가 있다.

4. 설득의 논리학 - 김용규, 웅진 지식 하우스


 논리적 사고는 학교 공부를 함에 있어서도 필요하지만 졸업하고 회사에 나가면 더욱 절실해지는 능력이다. 개인적으론 고등학교 때 수학과 국어 수업 시간을 한 시간씩 줄이고 대신 논리학을 일주일에 두 시간 정도씩 따로 가르쳤으면 하는 생각을 한다(예전부터 그렇게 했었다면 아마도 '100분 토론'이 지금처럼 짜증나는 프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그렇게 하면 수학과 국어를 가르치는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재미도 있고 쉽게 읽히면서 마냥 가볍지만은 않은 미덕을 갖고 있다.

5. 수, 과학의 언어 - 토비아스 단치히, 한승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단편 소설집 '나무'에는 17보다 큰 숫자가 무엇인지 알고자 평생을 정진하는 한 사제 기사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 소설 속 세상에서 사람들은 숫자에 대한 개념이 매우 원시적이어서 다 큰 어른도 10보다 큰 숫자를 아는 사람이 드물다. '이 무슨 바보같은 세상이 다있단 말인가' 하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리고 단순히 작가의 상상력에서만 존재하는 세상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아마 이 책을 보면 그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이 책은 우리가 지금과 같은 높은 수준의 수학적 직관력을 갖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 어떤 과정을 거쳐 발전해 왔는지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다. 수학하면 '홍성대' 부터 떠올릴 대학 신입생들에게 색다른 시각을 선사할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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